채색자개-조각보

옷장, 화장대, 문갑, 사방탁자를 자개 무늬로 장식한 것들로 채워 안방이 번쩍번쩍하던 모습은 조선 시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져 온 우리 실내 공간의 익숙한 풍경이었다. 산수, 화조, 길상무늬 등이 자개 패의 주요 소재였다. 1990년대부터 자연 소재 원목 가구가 유행하면서 급격히 수요가 줄어든 자개 산업의 끄트머리를 잡고 신설동 주변을 다니면서 오래된 자개 패를 모았다.

채색자개를 만들려면 먼저 원도原圖를 종이에 그린 후 오려 놓는다. 도형들이 최대한 손실되지 않게 손바닥만 한 자개 패 위에 앉히고 도형 모양대로 자개를 자른다. 자른 자개 패들을 물들이거나 디지털 인쇄를 하여 종이 위에 배열한다. 다시 유리에 붙여 고정한다.

무늬는 직물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유리나 종이 등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 소재를 다르게 하면 그 기술과 물성에 따라 재미있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옻칠이나 자개는 마찰이나 열에 약하므로 채색자개의 뒷면에 유리를 붙여 보았다. 표면이 유리를 통해 반짝이면서 입체감이 생겼다. 주로 테이블 상판에 많이 쓰이고 장이나 조명등에도 쓴다. 빛을 받으면 자개 패의 자연 미감이 아름답게 발색되면서 고유의 질감을 드러내는 것이 큰 매력이다.

* 민화 / Folk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