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장미 薔薇

장미는 전 세계적으로 꽃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꽃의 대명사이자, 아마도 가장 많은 상징성을 지닌 꽃일 것이다. 사랑을 의미하는가 하면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1백여 종이 알려져 있으나 2만5천여 품종이 개발되어 색상도, 모양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관상용으로 가꾸어 왔기에 강희안의 <청천양화소록靑川養花小錄>에 장미를 가우佳友라 하여 화목 9품계 중에서 5등이라 했고, 조선 후기 민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또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5월에 노란 장미꽃을 따다 떡을 만들어 기름에 지져 먹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사계절 내내 꽃이 펴 장춘화長春花라 하여 청춘을 상징하고, 길상을 의미하는 꽃이 되었다.

무늬 디자인을 하다 보면 원형 그대로 살려서 효과가 좋을 때도 있고, 사물의 장점을 극대화해서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좋은 생각이 나기도 하고, 묻어 두었다가 꺼냈을 때 참신한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아예 아무 생각 없이 마주친 풍경에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그럴 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자연이다. 장미 무늬는 달 밝은 어느 밤, 장지문에 비친 장미 넝쿨의 그림자를 보고 착안해서 만든 디자인이다. 한지 위에 무늬를 디지털 프린트하고 빛 벽을 설치하니 마치 달밤에 장미 넝쿨 그림자가 비치듯 낭만적인 공간이 구현되었다.

* 민화 / Folk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