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숟가락

숟가락은 우리가 하루에 세 번, 식사 시간에 국물 있는 음식을 먹을 때 꼭 사용하는 생활 용품이다. 인류가 숟가락을 사용한 것은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동서양이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와 칼 등을 사용하는 방법은 비슷하면서도 각기 조금씩 다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국물 있는 음식을 먹을 때만 숟가락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는 주식인 밥을 먹을 때부터 숟가락을 사용한다. 밥상 위의 다른 도구들인 젓가락이나 포크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한다. 한국의 숟가락은 젓가락과 함께 유기적으로 협동하며 주식과 부식을 고루 들어 올리며 식탁 위에서 활발하게 작업한다.

박물관에서 만나는 고대의 청동 숟가락들은 요즘의 숟가락과 달리 음식 담는 부분이 뾰족하고 길다. 더러는 부러지고 휘어지고 찌그러진 것들도 있다. 사람이 일일이 두드려 만들었으니 모습도 제각기 다르다. 우리네 얼굴이 다 다르듯 제각각의 표정이 있다. 그동안 담아 온 음식들의 뜨겁고 차가움, 달고 짠맛이 겹겹이 쌓여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 표정을 무늬로 옮겨 보고자 하나하나 늘어놓고 보니 또 다른 그림이 나타났다. 음식을 담는 부분의 동그라미와 손잡이 부분의 직선이 만나 악보 같기도 하고, 우리네 식문화사를 단적으로 표현한 도표 같기도 했다. 동그라미와 직선이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의 흔적과 질감을 표현하고자 수작업의 느낌을 담아 작업했다. 먹색을 기본으로 하고 군데군데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직접적인 의미를 담아 식탁보를 만들어도 좋고, 벽지로 만들면 시간의 깊이가 느껴져 더욱 좋다.

* 생활 소품 / Household I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