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호
조선백자 항아리 중 입호, 원호, 대호 등은 이름처럼 크고 작은 것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입호는 수직으로 높이가 높은 것이고, 원호와 대호는 달처럼 둥글고 커다란 것이다. 항아리의 용도에 따라 크기가 정해졌으니 왕실용 술 항아리처럼 큰 것이 있는가 하면 부장품처럼 아주 작은 것도 있다.
용도에 따른 크기의 차이를 무늬를 만들 때도 응용해 보았다. 무늬를 만들 때 비율은 중요하다. 실제 크기를 그대로 옮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수십 배로 확대하거나 축소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꽃이나 나무, 도자기처럼 대상의 크기가 머릿속에 고정된 것일수록 비율을 자유자재로 조정해서 만들어 낸 무늬가 주는 감동은 더 크다. 백자호처럼 모양 자체가 아름다운 것의 외곽선을 따서 비율을 최대화하거나 최소화하는 작업을 통해 만들어 낸 무늬들은 단순하지만 상상 이상의 효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