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기_육각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생활사에서 조각 잇기의 흔적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대에는 큰 천을 만들 기술이 없기에 조각조각 작은 천들을 붙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기법 자체는 이집트 시대부터 있었다 한다. 우리나라에는 규방 소품의 하나로 조각보가 있다. 자투리 천을 활용해 보겠다는 알뜰함과 조각들이 모여 만들어 낸 조형미가 더해져 요즘은 오래된 조각 잇기의 가치가 아주 높이 평가된다. 우리나라 조각보 역시 대표 수집가인 허동화 선생이나 강릉 규방 문화 수집가들에 의해 조명받기 시작해 우리 민족문화의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조각보는 음식, 장신구, 의복, 책 등을 싸거나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혼사나 특별한 행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의 여인들은 옷이나 이부자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자투리 천을 모아 놓았다가 이어 붙여서 보자기를 만들어 살림에 유용하게 썼다. 큰 원단을 잘라 만든 것이 아니라 우연히 나온 천을 이어 붙였기에 특별한 의도나 계획이 없는데도 결과물은 보기에 좋은 조형미를 보였다. 이를 ‘무계획의 아름다움’이라 하기도 하고, 잠재적으로 스며 있던 ‘한국적 조형미’라고도 한다. 이는 현대적인 감각과도 들어맞아 추상미술에 버금갈 만큼 작품성이 우수하다.

이 패턴은 육각조각잇기를 좀 더 그래픽적인 감각으로 재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