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보기
관동팔경은 문자 그대로 대관령 너머 동쪽에 있는 여덟 개의 명승지로 동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정자와 누대, 사찰을 말한다. 통천 총석정叢石亭, 고성 삼일포三日浦, 간성 청간정淸澗亭, 양양 낙산사洛山寺, 강릉 경포대鏡浦臺, 삼척 죽서루竹西樓, 울진 망양정望洋亭, 평해 월송정越松亭이 그 주인공.
북악산 밑에 살면서 금강산, 인왕산 등 평소에 산을 즐겨 그린 겸재 정선이 천혜의 절경인 관동팔경을 그림으로 그려 여덟 폭 병풍에 남긴 것이 ‘관동팔경도병關東八景圖屛’이다.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벗하고자 했다는 해석도 있고,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그림으로라도 접하게 하려 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어느 해석이든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담하면서도 멋지게 표현한 최고의 진경산수화이다. 전통 산수화와 달리 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토대로 마음속에 품고 있던 정신적 염원을 자유분방하게 담아낸 것이다. 아름다운 조선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그리면서 그 안에 깃든 강인한 기운을 뚜렷이 묘사한 겸재의 진경산수화는 당시 민화에도 영향을 끼쳐 민화에 산수화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관동팔경도병’의 한 폭 한 폭이 아름다웠다. 우연히 겸재 정선이 거처했던 북악산 아래 살면서 겸재의 작품들에 더욱 마음이 갔고, 수려한 조선의 풍광을 그려 넣은 ‘관동팔경도병’안의 구름부분을 드로잉해서 추상적인 무늬로 재구성했다.
* 문인화 / Literati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