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주머니
한국의 전통 한복에는 주머니가 따로 없어서 소지품을 담을 주머니가 필요했다. 남녀노소 모두 주머니를 만들어 허리에 차거나 손에 들고 다니면서 복주머니라고 불렀다. 음력 설날에 새해맞이 선물로 주머니에 쌀이나 팥 등 곡식을 넣어 친척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
모양은 양 옆구리를 접어서 만든 귀주머니와 아래를 둥글게 하고 입구에 주름을 잡은 두루주머니가 가장 많았다. 비단이나 무명으로 만들고 길상의 뜻을 지닌 수·복·부·귀 등의 한자를 새기거나 십장생 문양을 수놓고, 괴불, 원앙, 타래버선, 고추 등의 소품을 같이 달아 장수와 건강, 다남의 의미를 담았다. 여인들 주머니에는 침선과 절개를 상징하는 바늘집과 장도를 매달았다. 한복과 마찬가지로 복주머니도 접으면 납작해져서 부피가 줄어들지만 안에 내용물을 넣으면 볼록하게 모양이 만들어진다. 만들 때도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만들고 수를 놓는다. 예쁘게 장식한 복주머니에 소지품을 넣어 통통하게 만들어 달고 다니면 나쁜 기운을 막아 주고, 주머니에서 좋은 것들이 화수분처럼 계속 나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복주머니를 나란히 늘어놓으니 다투듯 아름다움을 뽐내는 모습이었다. 장식이 많은 것과 단순한 것들의 조화가 필요했다. 복주머니는 모으면 모을수록 복이 모이는 듯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소품이다. 복을 모으는 기분으로 하나하나 디자인을 해서 무늬를 만들었다. 여성스런 꽃무늬가 많은 두루주머니와 장식이 별로 없어 간단한 귀주머니를 엇갈려 놓으니 조화로운 무늬가 완성되었다. 윗부분을 아물리는 매듭도 장식성이 좋아서 무늬에 즐거운 흐름을 만드는 요소로 삼아 자유롭게 디자인했다.
* 생활 소품 / Household I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