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꽃

꽃 중의 꽃, 꽃의 여왕이 모란이다. 예로부터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부귀화라 하였고, 영원한 생명의 생성을 의미하는 꽃이라 했다. 궁에서는 물론이고 일반에서도 혼례용 원삼이나 활옷에 또 경사스런 일에 축하의 의미로 쓰이던 꽃이다. 둥글둥글 뻗어 나가는 조형, 그 안에 표현된 씨방이나 꽃잎 등은 단순히 식물이 아닌 무한한 기운의 생성을 상징한다.

1960년대 이후 여학교에서 가정 시간에 서양 자수를 배운 분들이 글과 그림을 수놓아 혼수로 만들던 횟대보에도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의미로 모란과 새를 수놓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늬가 예뻐서 사용하는 것이지 그 기원이 모란에서 비롯되었음은 알지 못한다. 어떤 의미로든 부귀와 장수를 염원하는 마음이 알게 모르게 전해져 내려온 것이다. 1990년대 후반에 수집했던 근대 수예품중에 횟대보에 수놓아진 무늬를 실크위에 실제로 자수를 놓아 원단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