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

조선의 생활 소품을 살피다 보면 ‘기쁠 희喜’자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중용中庸>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의 일곱 가지 성정인 칠정七情,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의 맨앞에 자리한 만큼 가장 긍정적이고 중요한 항목이다. 한자 자체의 좌우대칭적 조형미와 글자가 표현하는 긍정적 의미가 상징성을 지녀 언제 어디서든 환영받는 무늬의 소재이다. 목가구의 장식으로, 자개 패의 소재로, 병풍이나 자수 소품의 소재로 사랑받아 왔다.

고가구나 오래된 횟대보 등에 ‘희’자가 자주 등장하는데 우연히 십자수로 만든 방석에 있는 ‘희’자를 보고 글자 자체의 기운을 무늬에 옮겨 보고자 했다. 인도의 사리 기법에서 실마리를 얻어 오간자Organza를 화학약품으로 산화 용해해 무늬를 얻는 번아웃 기법으로 만들어 냈다. ‘희’자 주변에 풀과 꽃무늬가 에워싸듯 있는 원래 무늬를 그대로 살려 쿠션의 중심 무늬로 쓰거나 벽지로 만들어 실내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고자 했다.

* 문인화 / Literati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