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도는 책을 중심으로 문방사우와 다양한 소품을 기하학적 조형미를 살려 배치한 그림이다. 마치 건축 투시도처럼 삼차원으로 보이는 것도 있고, 소품을 자유롭게 배치한 정물화 같은 것도 있다.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책가도는 입체적 공간을 표현하면서 서양 미술의 원근법이 아닌 역원근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관람자가 그림을 보는 게 아니라, 그림 속 사물이 그림 밖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모양새다. 화가가 네모난 종이에 배치를 짜서 소품을 넣었다기보다 어떤 힘이 그림 밖으로 사물을 밀어내는 것이다. 사람의 시선이 아니라 소품의 시선으로 짠 구성이라 볼 수 있다.
그림마다 학자의 서재를 표현하는 상징을 사용했는데, 주로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것들이었다. 선조들은 이렇듯 우주의 만물 생성을 의미하는 그림을 생활 공간에 두고 즐기며 그 기운을 받았다. 그 지혜를 무늬로 지어 현대 생활에 사용토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