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여인들은 꽃과 나비, 마당의 풀을 병풍에 그리거나 수를 놓아 혼례에 쓰일 생활용품을 만들며 예 술을 일상에 끌어들였다. 일반 백성이 흔히 그린 민화에도 가장 많은 소재는 단연 꽃과 나무였다. 자연을 소재로 모란, 국화, 석류, 매화, 연꽃, 동백, 대나무 등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식물을 그대로 모사하거나 때로는 개성을 불어넣어 독특한 형태를 표현했다. 종이로 만든 지장紙欌의 겉에 백색 한지를, 안쪽에 화조도를 붙이면 검박한 외관에 숨은 내면의 정원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 무늬에 차용한 화조도는 조선 후기의 병풍처럼 보였는데, 가회박물관 윤열수 선생의 너그러운 배려로 아카이빙하게 되었다. 그림의 구도 나 색채가 더 손을 댈 필요 없이 완벽했다. 크게 변형하기보다 원형을 잘 배열해 디자인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