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가도’ 작품에서 책 보자기와 도자기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 등 놀라울 정도로 세밀한 묘사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수묵으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여느 책가도와는 차별화되는데, 그 안에서 압도적인 힘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먹의 다양한 농담(濃淡)과 명암을 바탕으로 픽셀을 선택하여 형태를 잡아나갔습니다. 마치 잔상처럼 이 지점들을 따라 이미지가 형성되면서 가장 강렬한 시각적 형태만이 남게 됩니다. 마치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는 것처럼, 이 픽셀들은 이미지의 근본적인 의미를 응축하고 보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