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에 가까이 위치한 구례의 사성암은 깎아지르는 절벽을 올라 절경이 빼어난 암자이다. 빗겨 내리는 바위의 이끼들은 마치 돌에 수놓은 듯 추상화처럼 비경과 함께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나무와 이끼들도 익히 봐 왔지만, 사성암의 암석과 이끼의 조합은 알 수 없는 힘을 느끼게 한다. 형식 안의 패턴이지만 자연의 거칠고 변화무쌍한 형상을 우리 생활에 끌여들여 그 자유로움을 만끽해 보도록 해보고 있다. 이는 <차경>의 친밀한 버전으로 오래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